우리가 은퇴를 이야기할 때 정년이나 그 무렵의 퇴직을 염두에 두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일찍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더 나은 직장으로의 이직을 위해, 또는 창업이나 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중간에 그만 두게 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경우 재취업을 시도하게 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경력단절이다.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과거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 꾸준한 경력관리로 경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글. 한국은퇴설계연구소 권도형 대표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고 자부심을 높이자
경력단절로 인한 공백을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 하지만 연봉이나 처우는 예전 수준만큼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눈높이를 조금만 낮춰 보면 어떨까. 무조건 눈을 낮춰 일할 곳을 찾는 것은 주의해야하지만 경력 공백이 있는 만큼 눈을 낮춰 재취업을 시도 한다면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넓어질 것이다. 그리고 경력 공백이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는 경향이 생긴다. 경력 공백 기간 동안 자신의 생활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그 시간을 얼마나 값지게 보냈는가를 스스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일배움카드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경력이 단절된 상태에서 재취업에 도전 중이라면 일단 공식적인 ‘실업자’가 되는 게 좋다. 경력 단절이 된 사람은 구직 포기자로 분류되어 공식적인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지역 고용센터에 구직 등록을 하면 그때부터는 국가에서 관심을 갖는 공식 실업자가 된다. 그리고 취업을 위한 각종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내일배움카드다. 고용센터에 구직 등록을 하면 1차 상담을 받고 취업 포트폴리오를 짜게 되는데 이 때 희망하는 사람에게 내일배움카드를 발급해준다. 자격증 등의 직업 교육을 국비로 받을 수 있는 카드다. 최대 5년 까지 사용가능하며 지원한도 금액은 300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 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카드로 학원이나 기관의 수업료를 납부하면 된다. 교육비 일부는 본인 부담이 되고, 현금화해서 쓸 수는 없다. 연간 예산에 따라 책정되는데 보통 상반기에 다 소진이 된다. 그러니 연초에 서두르는 게 좋다. 그 밖에도 취업처 알선 등 여러 가지 지원을 해준다. 스마트폰 앱도 있어서 나의 취업 포트폴리오에 맞는 구인 기업이 있으면 바로 연락이 오기도 한다.
고용복지센터 홈페이지(http://work.go.kr/jobcenter)에 접속하면 인근에 있는 지역 고용센터 주소와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경력 단절을 재취업으로 연결하는 기술
나에게 맞는 직업 교육을 선정하여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면 좋다. 기관에 하는 구직 등록도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가능하다면 직접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부지런히 준비하기 바란다. 그리고 미래 직업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지금까지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더욱 전문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그리고 조금은 폭넓은 관점으로 유연한 선택을 하길 권한다. 특정 직무만 고집한다거나 풀타임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취업 시장 형편에 맞게 직무 전환이나 시간 선택제 같은 것에도 관심을 두면 좋겠다.
채용하려는 기업에서 어떤 것을 중요시할까
첫째, 기업은 당신이 어울리지 못할까 두렵다. 둘째, 기업은 당신의 경륜과 경험을 원한다. 셋째, 기업은 공백기가 있어도 나의 업무 능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길 원한다. 넷째, 기업은 당신을 동정하지 않는다. 이런 기업의 관심사를 염두에 두고 경력이음의 전략을 짜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생각을 뒤집는 전략으로 경력 연결을 위한 대안을 세우자. 경력 공백 기간 동안 자신이 얻은 것은 무엇인지 정리해 보고, 재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자신의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으며, 동일한 포지션에 지원한 현직 재직자와 비교했을 때 크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결국 나의 경력 단절기에 경력 설계가 차별화된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입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